미래의 밤은 너무도 길었다. 지탱해줄 것 하나없이 미래는 모순으로 얼룩진 상황에서 홀로 서야했다. 끊임없이 의심할 수 밖에 없었고 침묵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었다. 30분이 어떻게 간 지 모를 정도로 탄탄한 영화였다.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올 때마다 소름 돋았다. 나는 초반에 미래가 답답했지만, 후반으로 가자 미래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음을 깨달았다. 이게 가출 청소년의 현 살태라면 난 그들이 처한 현실의 역겨움을 잘 표현했다고 말하고 싶다. 잘 만든 영화.
남자친구, 형사를 비롯하여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, 집에 돌아갈 수도 없는 미래에게 밤은 너무나 어둡고 길다.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벗어나 경찰차에 타지만, 무언의 압박을 받은 미래는 무슨 일이냐는 경찰의 물음에 입을 열 수가 없다. 계속해서 묻는 경찰의 물음에 미래는 아예 고개를 돌려버린다. 고개를 돌려 창문 밖을 바라보던 미래의 외면이 세상에 대한 외면이 아니길 바란다.